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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쌍성계를 위한 시뮬레이션 자기장 선. 출처: 칼 녹스(OzGrav/Swinburn) & 조슈아 프레스턴 프리차드(CSIRO)
별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쌍성계를 위한 시뮬레이션 자기장 선. 출처: 칼 녹스(OzGrav/Swinburn) & 조슈아 프레스턴 프리차드(CSIRO)

우주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깜빡이는 정체불명의 전파 신호가 있습니다. 천문학자들을 수년간 골치 아프게 한 **'장주기 일시현상(long-period transients)'**인데요. 대체 무엇이 이 신호를 보내는지 거의 알 수 없었어요. 그런데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이 마침내 그 정체 하나를 밝혀냈습니다. 답은 서로를 끌어당기는 두 별이었어요. 흥미로운 우주 추적극, 풀어볼게요.

먼저, '장주기 일시현상'이 뭔가요?

이름이 어렵죠. 쉽게 말하면 우주에서 전파로 밝은 빛을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해 내뿜는 천체예요. 망원경으로 하늘을 넓게 훑다가 우연히 발견된 것들이죠.

이게 왜 미스터리냐면, 신호가 반복되는 주기가 유난히 느리기 때문이에요. 다른 전파 천체들에 비해서요. 게다가 지금까지 발견된 게 겨우 열두 개 남짓이고, 그 기원도 거의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특징도 제각각이에요.

  • 전파 폭발이 수 분에서 수 시간 간격으로 반복됨
  • 어떤 건 30년 넘게 규칙적으로 신호를 보냄
  • 어떤 건 며칠씩 꺼졌다 켜지거나, 아예 영영 침묵해버림

게다가 상당수가 우리 은하 중심의 먼지 자욱한 지역 근처에서 발견돼, 가시광선 망원경으로는 보기가 어려웠어요. 그러니 정체 파악이 더 힘들었죠.

처음엔 '느린 펄서'인 줄 알았다

천문학자들이 처음 떠올린 답은 **펄서(pulsar)**였어요. 펄서는 거대한 별이 초신성 폭발 후 남긴, 빠르게 회전하는 밀집된 중성자별 핵이에요. 등대처럼 규칙적으로 빛을 쏘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어요. 처음 발견된 장주기 신호들은 약 20분마다 반복됐는데, 보통 펄서는 몇 초마다 반복하거든요. 너무 느렸던 거예요. 게다가 결정적 모순이 있었습니다. 펄서는 회전이 느려지면 전파를 아예 내지 못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느리게 도는데도 전파가 나온다? 중성자별 이론으론 설명이 안 됐던 거죠.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다른 후보를 찾기 시작했어요. 바로 백색왜성(질량이 작은 별이 죽고 남긴, 천천히 식어가는 핵)이었죠. 그리고 최근 일부 장주기 신호가 백색왜성과 적색왜성이 짝을 이룬 **쌍성계(두 별이 가깝게 도는 시스템)**에서 나온다는 증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핵심 발견: 'ASKAP J1745'의 정체

이번 주인공은 호주 CSIRO의 ASKAP 전파망원경으로 발견한 새 장주기 신호, **'ASKAP J1745'**예요. 그리고 이 천체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알려진 12개 중 무려 10개는 무엇이 신호를 내는지조차 몰랐는데, 이 ASKAP J1745는 그 정체를 명확히 밝혀냈거든요. 바로 **'격변변광성(cataclysmic variable)'**이었습니다. 이름이 거창한데, 두 별(그중 하나가 백색왜성)이 서로 영향을 줄 만큼 가깝게 도는 시스템이에요. 거리가 충분히 가까우면, 백색왜성의 중력이 옆 별의 물질을 빨아들이는데(이걸 '강착·accretion'이라고 해요), 그래서 **'강착 백색왜성 쌍성'**이라고도 불립니다.

'로제타석' 같은 결정적 단서

이번 연구가 정말 대단한 건, 여러 종류의 빛으로 동시에 관측했다는 점이에요. 연구진은 처음으로 전파, X선, 가시광선 망원경을 결합해, ASKAP J1745가 두 별이 한 바퀴 돌 때마다 X선과 전파 폭발을 동시에 내뿜는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여기서 연구진이 든 비유가 멋져요. 바로 로제타석입니다. 같은 내용이 세 가지 문자로 적혀 있던 로제타석 덕분에 학자들이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할 수 있었잖아요? 마찬가지로, 여러 형태의 빛으로 동시에 관측된 ASKAP J1745가 **다른 장주기 신호들의 정체를 푸는 '해독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신호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이제 메커니즘을 풀어볼게요. 빠르게 도는 이 쌍성계에서:

X선은 비교적 쉽게 설명됐어요. 옆 별에서 빨려 들어온 물질이 백색왜성으로 쏟아지면서 뜨겁게 달궈질 때 나오는 빛이거든요.

문제는 전파였어요. 이게 더 미스터리였죠. 그런데 "이게 강착 쌍성계"라는 걸 알고 나니 퍼즐이 맞춰졌습니다. 연구진이 감지한 종류의 펄스 전파는 보통 에너지 넘치는 입자가 강한 자기장과 상호작용할 때 생기거든요. 그리고 이 시스템엔 완벽한 조합이 있었어요. 강한 자기장을 지닌 두 별(보통 MRI 기계보다 수천 배 강한 자기장!), 그리고 한 별에서 백색왜성으로 흘러드는 전하를 띤 입자들. 이 둘이 만나 전파를 만들어낸 거죠.

정리하며

요약하면, 시드니대 연구진이 ① 정체불명의 반복 전파 신호 '장주기 일시현상' 중 하나인 ASKAP J1745를 ② 백색왜성이 짝별의 물질을 빨아들이는 '강착 쌍성계'로 처음 규명했고 ③ 전파·X선·가시광선으로 동시에 관측해 ④ 강한 자기장과 흘러드는 입자가 신호를 만든다는 걸 밝혀, ⑤ 다른 미스터리 신호들을 푸는 '로제타석'을 얻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연구의 매력은, 하나의 천체를 여러 '눈'으로 동시에 본다는 발상이에요. 전파로만 봤을 땐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가, X선과 가시광선이라는 다른 관점을 더하자 단번에 풀렸잖아요. 우리가 한 가지 시각에만 갇혀 있을 때 놓치는 게 얼마나 많은지를 우주가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게다가 이 시스템은 지구에서 결코 재현할 수 없는 극한의 플라스마 흐름과 자기장을 연구할 천연 실험실이 되어준다고 하니, 앞으로 또 어떤 비밀을 풀어줄지 기대되네요. 해당 연구는 네이처 애스트로노미에 게재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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