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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공연을 하는 여자들
어렸을때 나도 들은적 있다. 메탈 들으면 성격 나빠진다고..

한국 음악 판을 보다 보면, 락은 무시당하고, 메탈은 아예 “혐오 대상” 취급을 받는 기괴한 장면이 반복됩니다.
단순히 “대중성이 없다” 수준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문제시하거나, 위험한 장르처럼 취급하는 공기가 확실히 있어요.

하지만 냉정히 말해, 세상 어느 장르보다도 지속적으로 밴드 음악의 기술·사운드·작곡 실험을 끌어온 건 메탈이었고,
“장르 그 자체에 대한 매니아층”이 이렇게 두텁고, 세대·국가를 가로질러 이어지는 경우도 드뭅니다.
그렇다면 질문은 하나죠.

왜 한국에서 메탈은 이렇게까지 오해·혐오·배제의 타겟이 되었을까?

이 글은 그 답답함을 조금 체계적으로 정리해보려는 기록입니다.


1. 메탈은 ‘시끄러운 음악’이 아니라, 밴드 진화의 엔진이다

메탈을 싫어하는 쪽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이겁니다.
“시끄럽다, 공격적이다, 무섭다, 위험해 보인다.”

하지만 메탈은 애초부터

  • 튜닝, 리프, 리듬 구조, 곡 전개, 프로덕션, 연주 기술
    이 모든 걸 극단까지 밀어붙이며, 밴드 음악 전체의 상한선을 끌어올린 장르였어요.
  • 기타·드럼·베이스 연주력의 상향 평준화
  • 곡 구조의 확장(프로그레시브, 콘셉트 앨범, 롱 트랙)
  • 사운드 디자인·녹음 기술·라이브 퍼포먼스 기술 혁신

이게 다 메탈과 그 하위 장르들에서 먼저 실험되고,
이후 록·팝·게임 음악·영화 음악·심지어 K-팝까지 흘러 들어갔습니다.

“세상의 많은 밴드 발전은 메탈이 이끌어왔다”는 말, 과장이라 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심지어 블랙 사바스, 메탈리카, 아이언 메이든, 슬레이어, 드림シ어터, 그리고 수많은 포스트·익스트림 계열
이제 장르를 넘어 거의 “문화 인프라”에 가깝죠.
60~70년대에 나온 곡들이 2025년에도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는 장르, 메탈 말고 뭐가 있을까요.

메탈 공연중인 여성들
진짜 이장르 우리나라에서 왜 이런 취급 받는지..


2. 메탈만 유난히 미움받는 이유: ‘소수 취향’이라서가 아니다

문제는, 한국에선 이 장르가 단순히 비주류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의심받는 음악 취급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왜곡된 고리가 겹쳐 있어요.

1️⃣ 이미지 프레이밍: “어두움 = 위험”

  • 검은 옷, 긴 머리, 과격한 폰트, 공격적인 톤
    → 방송·언론이 가장 쉽게 악마화할 수 있는 비주류 이미지
  • 메탈 = 폭력, 일탈, 마약, 사탄, 일베, 막장… 이런 식으로 아무거나 갖다 붙이기 좋았죠.

실제 가사·메시지는 훨씬 다양하고 지적임에도,
겉껍질 몇 개만 떼어다 “문제적 음악” 테두리에 가둬버렸습니다.

2️⃣ 대중음악 시장의 단일 기준: ‘예쁘고 깔끔하고 안전한 얼굴’

한국 메인스트림은

  • 정돈된 외형
  • 방송 친화적 이미지
  • 광고 가능성
    을 우선으로 보는 구조라,
    메탈 특유의 과격한 사운드·비주류 미학은 애초에 입장권이 없어요.

락은 어떻게든 포장하면 발라드·팝 록으로 흡수되지만,
메탈은 **타협이 어렵다 보니 “차라리 빼버리자”**가 되어버린 거죠.

3️⃣ 장르 전체에 대한 도매급 오해

힙합이 한때 그랬던 것처럼,
메탈은 더 심하게 그 취급을 받습니다.

  • 몇몇 과격한 이미지 → “메탈 하는 애들 = 위험한 애들”
  • 헤비한 톤 → “듣는 애들도 삐뚤어질 것”
  • 교회, 학교, 가정 등 보수적인 문화 권력 → “그런 거 듣지 마라” 직행

결과적으로 메탈은:

“취향 중 하나”가 아니라
“걸리면 혼날 만한 이상한 음악” 취급

을 받으면서, 공연장·페스티벌·미디어에서 제일 먼저 잘려나가는 장르가 됩니다.

메탈 녹음을 하는 여자들
이만큼 클래식에 가까운 장르도 없다


3. 그런데도, 메탈만큼 두꺼운 매니아층을 가진 장르는 없다

이게 제일 아이러니한 지점입니다.

메탈은:

  • 하위 장르만 셀 수 없이 많고 (스래시, 데스, 블랙, 메탈코어, 둠, 프로그, 포스트, 심포닉, 고딕, N가지)
  • 밴드 하나가 곧 장르가 되는 수준의 독자성을 갖는 경우도 흔하고
  • 나라와 세대를 갈아끼워도 충성도 높은 팬층이 유지되는 특이한 생태계예요.

이건 “유행하는 음악”과는 다른 차원입니다.

보통:

  • 아이돌은 그룹이 해체되면 팬덤도 같이 흐려지고,
  • 트렌디한 팝은 시즌이 지나면 교체되지만,

메탈은:

  • 60~80년대 밴드가 지금도 투어하고,
  • 신보가 나오면 수십 년 팬들이 그대로 따라가 주고,
  • 라이브·피지컬·머천다이즈 중심의 경제 구조까지 유지하고 있죠.

그러니까,
**“메탈은 아무도 안 듣는 마이너 장르”**라는 인식은
객관적 현실이라기보다,
한국식 시야 제한과 미디어 필터링이 만든 허상에 가깝습니다.

메탈 음원 녹음중인 여자들
의도적으로 죽이고 있다고밖에는...


4. 한국 메탈 혐오가 혐오스러운 이유

한국에서 메탈에 대한 태도는 단순한 “취향 차이”를 넘어갑니다.

  • 락은 “별로 안 좋아해요” 선에서 끝나도,
  • 메탈은 “그런 건 좀…”, “위험해 보여”, “애들이 듣기엔 안 좋지 않아?” 같은
    도덕적 평가가 섞여 있죠.

이건 결국,

“시끄럽고 이해 안 되는 건 틀렸다”
라는 태도의 다른 표현입니다.

그게 쌓이면:

  • 공연장 섭외 꺼림
  • 페스티벌 라인업 배제
  • 지원사업·공공공간 활용에서의 역차별
    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씬 자체의 존립을 압박하는 구조적 탄압이 됩니다.

웃긴 건,
그 와중에도 대형 페스티벌·콘텐츠 시장은
메탈이 개척한 미학과 사운드를 슬쩍 흡수해서
게임, 광고, 티저 영상에 잘만 써먹는다는 거죠.

근원은 싫어하지만, 힘은 빌려 쓰는 모순.
그걸 알고 나면, “메탈에 부정적인 이 문화가 혐오스럽다”는 분노가 과하지도 않습니다.

메탈 음원 녹음중인 여성들
내가 딱 하고싶은 말임. 갖다 써먹기는 잘함.


5.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

메탈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한국은 답 없다” 하고 손 털어버리는 것도 솔직히 이해됩니다.

그럼에도 현실적인 선택지는 이 정도예요.

  1. 장르를 이유로 혐오·축소하는 말엔 분명히 NO라고 말하기
    • “취향 아니다”와 “나쁜 음악”은 다르다고 계속 구분 지어주기.
  2. 실제로 존재하는 국내 메탈·락 밴드의 활동을 찾아가주는 것
    • 작은 공연장, 인디 레이블, 해외 밴드 내한 서포트까지
    • 말이 아니라 표·음반·굿즈로 의사를 밝히는 게 제일 현실적인 힘.
  3. ‘락페 간판 단 K-콘서트’와 ‘진짜 장르 페스티벌’을 구분해서 소비하기
    • 같은 돈을 써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판의 방향이 바뀝니다.

메탈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죽지 않는 장르”라는 걸 증명해왔고,
한국만 예외가 되라는 법도 없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장르 자체를 죄인 취급하는 공기가 계속된다면,
“한국 메탈은 왜 이렇게 위축됐나”라는 질문은 앞으로도 반복되겠죠.

그게 싫다면,
적어도 우리 쪽에서만큼은 메탈을 **‘부끄러운 취향’이 아니라 ‘당당한 취향’**으로 선언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메탈 녹음을 하는 여자들
생계 걱정 없는 사람만 할 수 있는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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