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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실제로 부르는지도 의문

대한민국의 음악 미디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묘한 공통점이 하나 보입니다.
노래하는 사람만 보이고, 연주하는 사람은 사라져 있다는 점입니다. 예능도, 음악 방송도, 오디션도, 심지어 유튜브 알고리즘까지 온통 ‘보컬’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그나마 관심을 받는 건 노래하는 사람들이 곁들여 추는 춤 정도입니다. 음악이라는 말이 이렇게까지 좁아질 수 있나 싶은 풍경 속에서, 우리는 이미 너무 익숙해져 버린 건 아닐까요.


📺 예능과 음악 방송, 구조적으로 ‘노래’만 남았다

대한민국의 음악 예능을 떠올려보면 거의 공식처럼 반복되는 구도가 있습니다.
가창력 대결, 고음 대결, 음정 대결, 감정 표현 대결. 악기 연주는 배경으로 밀려나거나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습니다. 밴드가 등장해도 초점은 보컬에게만 맞춰지고, 연주는 “잘했다”는 한 줄 평가로 소비됩니다.

음악 방송도 마찬가지입니다. 라이브 연주 기반 무대는 거의 사라졌고, 사운드는 사전 제작된 트랙 위에 얹힌 보컬이 전부입니다. 연주자는 화면 밖으로 밀려나거나, 아예 무대에 서지 않습니다. 음악이 아니라 ‘노래하는 장면’만 소비되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입니다.

아이돌
사실은 '이미지'만 소비된다고 봐야지


🎸 악기는 왜 한국에서 ‘비주류’가 되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은 음악 교육을 꽤 오래 받아온 나라입니다. 피아노 학원, 바이올린 레슨, 기타 학원도 넘쳐납니다. 그런데 그 결과물이 미디어 시장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악기 연주는 방송에서 돈이 안 된다고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보컬은 얼굴, 서사, 캐릭터, 감정 이입까지 한 번에 소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연주는 집중과 시간이 필요하고, 설명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따라붙습니다. 그렇게 미디어는 점점 “쉽게 소비되는 음악”만을 택했고, 그 과정에서 연주는 탈락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 음악 시장은 소리보다 사람을 파는 구조로 기형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연주자들
음악방송 봐봐. 아무도 기타에 플러그조차 꽂지도 않았어


🧠 다양성이 사라진 음악 시장의 위험성

문제는 이 편협함이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악기 기반 음악이 사라지면, 장르의 스펙트럼도 함께 줄어듭니다. 재즈, 퓨전, 프로그레시브, 포스트록, 연주 중심 전자음악 같은 장르들은 설 자리를 잃습니다. 결국 남는 건 비슷한 코드, 비슷한 멜로디, 비슷한 감정선의 노래들뿐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음악 문화는 풍부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좁습니다.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넘쳐나지만, 음악을 확장시키는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우리는 계속 “보컬만 있는 음악 강국”이라는 이상한 타이틀 속에서 살아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연주자들
연주음악마저 케이팝스러워야만 살아남는 기형적인 시장


🔚 음악은 노래가 아니라 ‘소리’다

음악은 원래 노래보다 훨씬 넓은 세계였습니다.
리듬, 질감, 공간, 연주, 즉흥성, 실패와 실험까지 모두 음악의 일부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미디어는 그중 가장 얇은 부분만 반복 재생해 왔습니다.

이제는 묻고 싶어집니다.
정말 한국 사람들은 노래 말고는 음악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은 미디어와 산업이 음악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걸까요.

연주자들
다양한 음악이 순위를 장식하던 80~90년대가 너무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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