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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칩
겁나 초소형

컴퓨터가 전기 대신 빛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는 이야기, SF 영화에서나 들어봤죠. 그런데 호주 모나시대 연구진이 여기에 꽤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소식입니다. 빛으로 된 신호를 만들고, 조종하고, 읽어내는 일을 칩 하나에서 전부 해내는 데 성공했거든요. 좀 풀어서 이야기해볼게요.

그래서 뭘 만든 건데?

핵심은 '밸리트로닉스(valleytronics)'라는, 이름부터 생소한 분야입니다. 첨단 소재 속 양자 특성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기술인데요. 더 빠르고, 전기는 덜 먹고, 통신도 강력해질 수 있어서 오랫동안 "미래 기술"로 기대를 모아왔어요.

문제는 이게 늘 반쪽짜리였다는 점입니다. 신호를 만들 수는 있는데 읽지는 못하거나, 검출은 되는데 한 군데 모으지를 못하거나. 핵심 기능들을 작은 칩 하나에 다 욱여넣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거죠. 이번에 모나시 연구진이 바로 그 숙제를 풀었습니다. 신호 생성 → 정밀 유도 → 전기 신호 변환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나노 회로에서 처리하는 데 성공한 거예요. 연구는 권위 있는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에 실렸습니다.

왜 '빛'이 그렇게 좋다는 거야?

지금 우리가 쓰는 컴퓨터 칩은 전자를 회로 사이로 이동시켜 일을 합니다. 반면 빛(광자)을 쓰는 시스템은 데이터를 빛으로 실어 나르죠. 차이가 뭐냐면, 빛이 더 빠르고 열도 훨씬 적게 난다는 겁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요즘 AI다 데이터센터다 하면서 전기를 어마어마하게 잡아먹고 그만큼 열도 펄펄 나잖아요. 빛 기반 기술이 자리 잡으면 처리 속도는 확 끌어올리면서 에너지 소비와 발열은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제1저자 치 리 박사도 "이 정보를 아주 높은 정밀도로 만들고, 경로를 정하고, 읽어내는 완전한 온칩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어요.

머리카락보다 얇은 비결, 그리고 '상온'이라는 한 방

기술적으로 들어가면, 두께가 원자 몇 개밖에 안 되는 초박막 소재에다 '메타표면'이라는 정교한 나노구조를 결합했습니다. 메타표면은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규모에서 빛을 자유자재로 주무를 수 있는 구조물이에요.

이걸 만드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요. 공동 제1저자 카이젠 싱 박사 팀은 소재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섬세한 구조를 망가뜨리지 않고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실용적인 기기를 못 만들게 발목 잡던 난제를 우회한 셈이죠.

그런데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따로 있어요. 바로 상온에서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양자 기술이라고 하면 보통 극저온, 즉 영하 수백 도까지 떨어뜨리는 거대하고 비싼 냉각 장비가 필수예요. 그런데 이 칩은 그런 '냉장고'가 필요 없습니다. 이건 연구실 장비에 머물지 않고 실제 상용 제품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라, 실용성 측면에서 굉장히 큰 의미가 있어요. 게다가 연구실 밖으로 나올 만큼 작게 만드는 소형화까지 입증했습니다.

한 번에 이미지 두 장을 동시에

연구진은 이 칩이 실제로 쓸 만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서로 다른 이미지 두 장을 동시에 인코딩하고 처리하는 시연을 했습니다. 여러 정보 흐름을 한꺼번에 다룰 수 있다는 걸 직접 증명한 거죠.

책임저자 하오란 렌 박사는 "전기 대신 빛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확장 가능한 칩 기반 기술을 향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양자컴퓨팅, 첨단 이미징, 차세대 광통신까지 활용처가 넓다는 거예요. 스테판 마이어 교수도 "빛과 양자 소재를 칩 위에서 결합해, 정보를 다루는 새로운 방식에 접근하게 됐다"고 의미를 더했습니다.

정리하며

물론 당장 내 노트북이 빛으로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아직 갈 길은 멀어요. 하지만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기능을 칩 하나에 다 모았고, 그것도 상온에서 작동시켰다"는 건 분명 교과서에 한 줄 추가될 만한 진전입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기기가 언젠가 전기 대신 빛으로 생각하게 될 날, 생각보다 멀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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