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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포집 기술, 요즘 기후 위기 이야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죠.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직접 빨아들이는 건데, 문제는 비싸고 에너지를 엄청 먹는다는 거예요. 그런데 스위스 ETH 취리히 연구진이 의외의 재료로 이 문제를 풀었습니다. 바로 두부와 우유를 만들 때 나오는 찌꺼기예요. 음식물 쓰레기가 기후 영웅이 된다는 흥미로운 이야기, 풀어볼게요.
왜 '공기 중 탄소 포집'이 필요할까
먼저 배경부터요. 지구온난화를 1.5도 아래로 막으려면, 단순히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만으론 부족하다고 합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에 따르면, 이미 대기 중에 쌓인 수천억 톤의 CO2를 적극적으로 제거하는 기술까지 필요해요.
그래서 주목받는 게 **'직접공기포집(DAC, Direct Air Capture)'**입니다. 말 그대로 공기에서 CO2를 직접 빨아들이는 기술이죠. 그런데 이게 비용도 많이 들고 에너지도 어마어마하게 잡아먹는 게 단점이었어요. 좋은 건 알겠는데 너무 비싼, 그런 기술이었던 겁니다.
핵심 재료: 버려지던 단백질 찌꺼기
ETH 취리히의 라파엘레 메첸가 교수팀은 이 문제를 음식물 폐기물로 풀었습니다. 학술지 PNAS에 발표된 연구인데요.
원리는 이래요. 우유나 두부를 만들 때는 단백질이 풍부한 액체가 엄청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중 극히 일부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그냥 버려져요. 연구진은 이 버려지는 찌꺼기에서 단백질을 뽑아내, **'아밀로이드 피브릴'**이라는 길쭉한 실 모양 구조로 조립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수산화칼륨을 섞어서, 지름 0.5~1cm 정도의 작은 구슬(비드) 형태로 만들었죠.
메첸가 교수의 설명이 직관적이에요. "이 물질은 수산화칼륨을 통해 다량의 CO2를 흡수하는 스펀지 같은 것입니다." 공기에 노출되면 구슬 속 수산화칼륨이 CO2와 반응해, 이를 '탄산수소염'이라는 물질로 바꿔 가둬버립니다. 그렇게 공기에서 CO2가 제거되는 거죠.
성능이 기존 기술보다 좋다고?
그럼 얼마나 잘 빨아들일까요? 제1저자 저우 둥 박사에 따르면, 1그램의 물질로 97밀리그램의 CO2를 포집했다고 합니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기존 DAC 기술보다 10~50% 더 뛰어난 성능이에요. 버려지던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게 첨단 합성 소재를 능가한 셈이죠. 계산상 단백질 구슬 1kg이면 한 번의 작동 주기에 100그램의 CO2를 포집·격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진짜 혁신은 '에너지'를 아꼈다는 점
사실 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따로 있어요. 바로 포집한 CO2를 다시 꺼내는 방식입니다.
기존 DAC는 흡수한 CO2를 떼어내려고 **열과 진공(음압)**을 씁니다. 그런데 이 열을 만드는 데 에너지가 엄청 들어가요. 그래서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곳에서나 겨우 경제성이 나왔죠. 이게 DAC의 가장 큰 발목이었습니다.
ETH 연구진은 전혀 다른 방법을 썼어요. 단백질 구슬에 약한 산(酸)과 약한 염기(鹽基)를 번갈아 뿌리는 겁니다. 그것도 상온에서 약 10분이면 끝나요. 이 과정이 CO2를 붙잡고 있던 화학 결합을 끊어서 가스를 회수하게 해줍니다. 뜨겁게 달굴 필요 없이, 그냥 스프레이 뿌리듯 처리하는 거죠. 에너지 부담이 확 줄어드는 핵심 비결입니다. 게다가 쓰고 난 산, 염기, 구슬까지 전부 재사용할 수 있어요.
내구성도 좋습니다. 둥 박사는 "오늘날 CO2 포집에 쓰이는 합성 소재는 금방 분해되는데, 우리 단백질 구슬은 오랫동안 안정적"이라고 했어요. 실험실 테스트에서 30번의 포집·방출 주기를 거쳐도 효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 쓰면 비료나 바이오연료로… 완벽한 순환
이 기술의 백미는 **'순환 경제'**에 딱 맞는다는 점이에요.
메첸가 교수는 수천 번 주기를 거치면 흡착 능력이 점차 떨어져 결국 교체가 필요하다고 봤는데요. 그런데 다 쓴 구슬도 그냥 버리지 않습니다. 농업용 비료나 바이오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거든요. 애초에 재료가 완전히 유기물이고 생분해되니까요. 교수의 말처럼 "이 과정에 쓰는 재료는 무독성이고 식품 등급"이라, 자연으로 돌아가도 문제가 없습니다.
정리하면 흐름이 이래요. 버려지는 음식 찌꺼기 → CO2 포집 구슬 → 수명 다하면 비료/연료. 쓰레기에서 시작해 쓰레기 없이 끝나는, 그야말로 완벽한 순환 고리죠. 실제로 연구진의 전 과정 분석에서도 기존 DAC보다 환경오염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리하며 (그리고 약간의 신중함)
요약하면, ETH 연구진이 ① 두부·우유 제조 시 버려지는 단백질 찌꺼기로 ② CO2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구슬을 만들었고 ③ 열 대신 산·염기 스프레이로 상온에서 처리해 에너지를 크게 아꼈으며 ④ 다 쓰면 비료로 재활용되는 순환형 기술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다만 신중하게 볼 부분도 있어요. 아직은 실험실에서 몇 그램으로 약 50g의 CO2를 포집한 단계입니다. 이걸 산업 규모로 키웠을 때도 같은 성능이 나올지는 더 연구가 필요해요. 그래도 메첸가 교수는 "우리 기술은 에너지가 거의 안 들고 흔한 폐기물로 만들어 더 싸고 지속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아밀로이드 피브릴을 20년 가까이 연구해온 베테랑의 확신이라 더 믿음이 가네요.
음식물 쓰레기가 기후 위기의 해결사가 된다는 발상, 참 멋지지 않나요? 골칫거리 둘(쓰레기와 탄소)을 한 번에 잡는 셈이니까요. 버리던 것에서 답을 찾는 이런 연구가 더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해당 연구는 PNAS에 게재됐습니다. 🌍
#탄소포집 #직접공기포집 #DAC #음식물쓰레기 #아밀로이드 #기후위기 #순환경제 #ETH취리히 #탄소중립 #과학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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