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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들이 왜 이렇게 오래 취업을 준비할까요? 흔히 "요즘 청년들은 눈이 너무 높다"는 식으로 이야기되곤 하지만, 최근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자체가 벌어지고 있고, 그 격차가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실제로 늦추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대기업 월급, 중소기업의 딱 두 배
산업연구원이 6월 28일 발표한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청년 취업-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소기업의 월평균 임금은 351만 원으로 대기업(716만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는 취업활동 통계등록부를 활용해 소득이 있는 15~64세 상용 임금 근로자의 일자리 현황을 전수 분석한 결과입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상대적 격차와 절대적 격차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겁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 비율은 2015년 0.43배에서 2024년 0.49배로 다소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체감할 수밖에 없는 명목 임금 차이는 같은 기간 298만 원에서 365만 원으로 오히려 더 벌어졌습니다. 비율로는 좁혀졌지만, 실제 통장에 찍히는 금액 차이는 더 커진 셈이죠.
보고서는 최근 반도체 업계의 성과급 분배 과정을 예로 들며, 이런 명목 임금 격차 확대가 대기업 입직의 중요성을 점점 더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기업 입사가 갈라놓는 '생애소득 10억'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점입니다. 연공성이 쌓일수록 임금 격차는 더 빠르게 벌어지고, 결국 대기업 입직 여부가 중소기업 대비 생애 소득 10억 원 이상의 절대적 우위를 가르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문제는 한번 중소기업으로 첫발을 내디디면 대기업으로 옮겨가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소기업 근속자의 일자리 이동 비중 자체는 대기업 근속자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지만, 그 이동의 대부분은 다른 중소기업으로의 수평 이동이었습니다. 일자리 이동이 가장 활발한 20대조차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겨가는 비중은 고작 5~6%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한번 갈린 길이 좀처럼 다시 합쳐지지 않는다는 뜻이죠.
취업 미루는 청년들, "더 좋은 일자리 위한 선택"
이런 구조 속에서 청년들이 노동시장 진입 자체를 미루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합니다. 2024년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를 기준으로 영향을 추정한 결과, 4년제 대학 졸업자는 이러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때문에 졸업을 약 1개월, 노동시장 진입은 약 3.6개월 정도 유예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순홍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를 두고 "청년들이 취업 준비 기간을 늘리더라도 더 좋은 일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즉, 단순히 눈이 높아서가 아니라, 첫 직장이 이후 생애소득 전체를 가를 만큼 결정적이다 보니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입니다.
해법은 "보조금을 기업이 아닌 청년에게"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민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중소기업에 입직하는 청년들의 실질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방향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특히 그는 청년일자리 도약장려금처럼 기업에 지원금을 지급해 청년 고용을 유도하는 기존 방식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청년의 실질 임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보조금을 청년에게 직접 지급해 초기 진입을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업을 거쳐 지원하기보다, 청년 개개인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읽힙니다.
또한 그는 "유사한 청년지원사업이 이름만 바꿔 변경되고 있어 청년정책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책이 자꾸 이름만 바뀐 채 반복되다 보니, 정작 청년들 입장에서는 정책의 연속성이나 신뢰를 느끼기 어렵다는 지적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번 보고서가 말하는 건 단순합니다. 청년들이 취업을 미루는 건 게으르거나 눈이 높아서가 아니라, 첫 직장이 갈라놓는 격차가 너무 크고 되돌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 임금 격차를 줄이는 근본적인 정책 없이는 청년 취업 지연 문제도 쉽게 해결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청년취업 #임금격차 #중소기업 #대기업 #산업연구원 #노동시장이중구조 #청년정책 #생애소득 #취업준비 #고용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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