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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야생 뱀..?

뱀이라고 하면 보통 무섭거나 징그럽다는 반응이 먼저 나오죠. 그런데 그 야생 뱀들이 지금 조용히 '전염병 위기'를 겪고 있다는 연구가 나왔습니다. 곰팡이병에 폐 기생충까지, 여러 병원체가 한꺼번에 뱀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건데요. 좀 으스스하지만 생태계 차원에선 꽤 중요한 이야기라 정리해봤어요.

뱀 건강을 통째로 들여다본 첫 조사

이번 연구는 미국 남동부의 야생 뱀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미국 조지아대 연구진이 무려 29종, 500마리 넘는 뱀을 조사해서 7가지 병원체가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살폈어요.

그동안 야생 뱀 연구는 좀 편중돼 있었다고 해요. 제1저자 코린나 미신 박사는 "약 10년간 야생 뱀 연구가 거의 '뱀 곰팡이병(Oo)' 하나에만 집중돼 있었다"며, 이번엔 더 넓은 시야에서 뱀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대부분의 뱀은 산 채로 잡아서 면봉으로 피부를 닦아내고 피를 뽑아 검사했고, 길에서 발견된 사체 일부는 부검까지 진행했다고 하네요.

충격적인 결과: 80%가 뭔가에 감염돼 있었다

결과가 좀 놀랍습니다. 검사한 뱀 중에서 어떤 병원체도 없는 '깨끗한' 개체는 약 20%뿐이었어요. 나머지 80%는 하나 이상의 병원체를 갖고 있었다는 거죠.

가장 흔하게 검출된 건 살모넬라균으로, 무려 63%의 뱀에서 나왔습니다. (참고로 뱀이 살모넬라를 옮긴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라, 파충류 반려동물 키우는 분들이 손 씻기를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그다음은 진드기가 옮기는 기생충 '헤파토준'으로 53%에서 발견됐고요.

특히 주목할 건 마이코플라스마입니다. 18%의 뱀에서 나왔는데, 이건 항생제 내성균인 데다 미국 야생 뱀에서는 이전까지 보고된 적이 없던 종류라고 해요. 새로운 위협이 등장한 셈이죠.

한 마리가 병을 여러 개씩… '복합 감염'의 악순환

더 우려스러운 건 복합 감염이 흔했다는 점입니다. 거의 44%의 뱀이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병원체를 갖고 있었어요. 두 개를 가진 뱀이 29%, 세 개가 11%, 심지어 네 개를 동시에 가진 뱀도 3%나 됐습니다.

이게 왜 위험하냐면, 일종의 악순환을 부르거든요. 미신 박사는 "감염으로 이미 아픈 동물은 면역 체계가 약해지는데, 그러면 평소엔 잠잠하던 다른 병원체까지 활개를 쳐서 병이 더 악화될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나가 무너지면 줄줄이 무너지는 구조인 거죠.

방울뱀이 유독 위험한 이유

종에 따라 감염 양상이 크게 달랐는데, **방울뱀(특히 피그미방울뱀)**이 유난히 취약했습니다. 검사한 방울뱀 34마리 중 12마리가 곰팡이병 양성이었고, 상당수가 눈에 보이는 병증을 보였어요. 반면 동부리본뱀은 55마리 중 1마리, 목도리뱀은 36마리 중 3마리뿐이었으니 차이가 엄청나죠.

게다가 방울뱀은 **'뱀 폐충(snake lungworm)'**이라 불리는 침입성 기생충에도 특히 취약했습니다. 34마리 중 14마리가 이 기생충을 갖고 있었어요. (기사 원문에는 죽은 피그미방울뱀의 입에서 이 기생충이 기어 나오는 사진도 있는데… 차마 설명은 여기까지만 할게요. 🫣)

왜 방울뱀이 이렇게 약할까요? 미신 박사는 두 가지로 추정했습니다. 하나는 방울뱀이 예나 지금이나 사람에게 박해받아 온 탓에 개체군 자체의 건강이 좋지 않아 감염에 더 취약하다는 점. 다른 하나는 방울뱀이 주로 도마뱀과 개구리를 먹는데, 바로 이 먹이들이 폐충을 옮기는 매개라는 점이에요. 먹이 습관이 병을 부른 셈이죠.

지역과 '피부 상처'도 단서가 된다

흥미롭게도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가 났습니다. 조지아주에서 잡힌 뱀은 곰팡이병 양성이 훨씬 많았고, 폐충은 오직 플로리다주 뱀에서만 검출됐어요.

또 하나 유용한 단서는 피부 상처였습니다. 눈에 보이는 피부 병변이 있는 뱀은 30% 이상이 곰팡이병 양성이었는데, 병변이 없는 뱀은 단 2%만 양성이었거든요. 겉으로 드러난 상처가 감염을 알려주는 신호인 셈이라, 현장에서 빠르게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겠네요.

왜 이게 중요할까? 생태계와 외래종 관리

"뱀 병 좀 도는 게 뭐 그리 대수냐" 싶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여기엔 더 큰 그림이 있습니다.

문제의 폐충 기생충은 미국의 침입 외래종인 버마비단뱀과 갈색아놀도마뱀이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즉 외래종이 들여온 병이 토종 뱀에게 퍼지고 있는 상황인 거죠. 그래서 토종 뱀이 어떤 병원체를 이미 갖고 있고, 어떤 병에는 **아직 한 번도 노출된 적이 없는지(면역이 없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미신 박사는 "야생동물을 다른 곳으로 옮길 때는 어떤 병원체가 함께 옮겨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파급 효과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육 중인 뱀에서 야생으로 병이 새어 나가는 걸 막는 데에도 이 데이터가 쓰일 수 있고요. 물론 연구진도 한계는 인정했어요. 조사 지역이 비교적 좁았고, 폐충은 배설물 검사에 의존하는데 뱀이 끼니 간격이 길어 샘플 구하기가 어려운 탓에 실제 감염률은 보고된 것보다 더 높을 거라고 합니다.

정리하며

요약하면, 미국 남동부 야생 뱀의 약 80%가 어떤 식으로든 병원체에 감염돼 있었고, 절반 가까이가 복합 감염 상태였으며, 그중에서도 방울뱀이 가장 위험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조사 결과입니다.

뱀이 무섭다는 이유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사이에도, 이 동물들은 생태계에서 해충과 설치류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런 뱀들이 조용히 병들어 간다는 건 결국 생태계 전체의 건강 신호이기도 합니다. 징그럽다고 외면하기엔, 의외로 우리와 연결된 이야기인 셈이죠. 해당 연구는 학술지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게재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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