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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1일, 화산 폭발이 시작된 지 3일 후인 2026년 5월 11일 Landsat 9에서 OLI(Operational Land Imager)가 촬영한 이 자연색 이미지에서 구름으로 둘러싸인 가까운 간격의 화산 기둥이 수중 화산 플랫폼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오른쪽 이미지는 화산 폭발의 적외선 신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출처: NASA 지구 관측소 이미지: 미칼라 개리슨 제공
2026년 5월 11일, 화산 폭발이 시작된 지 3일 후인 2026년 5월 11일 Landsat 9에서 OLI(Operational Land Imager)가 촬영한 이 자연색 이미지에서 구름으로 둘러싸인 가까운 간격의 화산 기둥이 수중 화산 플랫폼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오른쪽 이미지는 화산 폭발의 적외선 신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출처: NASA 지구 관측소 이미지: 미칼라 개리슨 제공

가끔 우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런 말을 듣게 됩니다. "달 표면이 지구 바다 밑바닥보다 더 자세히 지도화되어 있다"는 말이요. 처음 들으면 좀 의아하지만, 사실입니다. 지구 표면의 70%를 덮고 있는 바다인데, 정작 그 바닥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우주보다도 덜 알려져 있는 셈이죠. 그리고 최근 이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만든 사건이 파푸아뉴기니 북쪽 바다에서 일어났습니다. 해저 화산이 분화하기 시작한 겁니다.

아무도 모르던 곳에서 시작된 분화

무대는 파푸아뉴기니 북쪽에 있는 깊은 바다, 비스마르크해입니다. 이 해역의 해저는 단층과 화산, 갈라진 틈, 절벽, 그리고 지각판이 서로 부딪히고 벌어지는 지점들이 뒤엉킨 복잡한 지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게다가 수심도 깊어서 음파탐지기로도 세밀하게 지도를 그리기가 쉽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5월 8일, 위성이 이 지역에서 뜻밖의 신호를 포착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해저 화산 분화가 시작된 겁니다. 화산학자들에게는 당혹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이 지역에 대한 상세한 지도조차 없었던 데다, 심해 환경 자체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분화가 정확히 어떤 화산 지형에서 일어난 것인지, 분화 전 화구의 깊이가 얼마였는지조차 과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1972년 이 근처에서 있었던 해저 분화 지점으로부터 남동쪽으로 약 16km 떨어진 '타이탄 능선'을 따라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진 하나로 시작해서, 위성 함대가 총출동하다

이 모든 이야기는 아주 작은 신호에서 시작됐습니다. 5월 8일, 지진계가 소규모 지진 무리를 감지한 겁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위성들이 하나둘씩 심상치 않은 흔적을 잡아내기 시작했습니다.

5월 9일부터는 NASA의 아쿠아(Aqua)와 테라(Terra) 위성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하얀 수증기 기둥을 촬영했고, 해양 생태계를 관찰하는 PACE 위성은 분화 지점 주변 바닷물의 색이 변하고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감지했습니다. 뒤이어 다른 위성들은 수 킬로미터 상공까지 치솟는 화산재 기둥까지 포착해냈습니다.

유럽우주국의 센티널-2 위성과 NASA·USGS의 랜드샛 9 위성이 각각 5월 10일과 11일에 담아낸 더 정밀한 사진에서는 해수면 바로 아래에서 벌어지는 활동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5월 12일에는 수오미 NPP 위성의 열감지 센서가 약 7제곱킬로미터에 걸쳐 퍼진 열이상 신호를 잡아냈는데, 미시간 공과대학교의 화산학자 사이먼 칸은 이렇게 넓은 범위에서 열이 감지되려면 해수면 근처에 상당량의 뜨거운 물질이 있어야 한다며, 이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얕은 곳에서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부석이 만든 하얀 물길, 그리고 새로운 섬의 가능성

위성 사진 속 바다에는 흥미로운 흔적이 하나 더 남아 있습니다. 바로 부석, 그러니까 물에 뜨는 화산암입니다. 여러 위성이 해류를 따라 길게 늘어선 부석 뗏목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포착했는데, 이런 부석 지대는 해저 화산 분화의 대표적인 흔적 중 하나로 꼽힙니다.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수석과학자 짐 가빈은 지금 가장 궁금한 건 이 분화가 정말로 새로운 섬을 만들어낼지 여부라고 말합니다. 위성으로 이런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기회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연구진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실제로 새 육지가 나타난다면, 화구를 품은 채 한동안 버티는 응회구 형태로 자라날 수도 있고, 반대로 금세 무너지고 침식되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변수는, 바닷물이 지형 내부로 밀고 올라온 얕은 마그마방에 직접 닿게 될 경우 분화가 지금보다 훨씬 격렬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입니다.

다행히 폭발성은 낮은 편

그렇다면 이 분화, 위험한 걸까요? 다행히 지금까지의 양상을 보면 2022년의 훙가 통가-훙가 하아파이나 2021년의 후쿠토쿠오카노바 같은 최근 대형 해저 분화들에 비해 훨씬 덜 폭발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이먼 칸 박사는 이번 분화가 지각판이 옆으로 미끄러지는 변환단층과, 판이 서로 멀어지며 새로운 지각이 만들어지는 배호 확장대가 만나는 지점 근처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판이 벌어지는 확장대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격렬한 활동이 나타나는 반면, 정말 위험한 폭발성 분화는 대개 한 판이 다른 판 아래로 파고드는 섭입대의 대형 성층화산에서 발생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다만 이 분화가 얼마나 오래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참고할 만한 과거 사례를 보면 편차가 극심합니다. 1972년 같은 지역에서 있었던 분화는 겨우 나흘 만에 끝났지만, 약 100km 떨어진 세인트앤드루해협에서 1957년 일어난 해저 분화는 무려 4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섬을 관찰하는 특별한 기회

이번 사건을 지켜보는 과학자들의 시선에는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것이 담겨 있습니다. 가빈 수석과학자는 NASA와 인도우주연구기구가 함께 만든 니사르(NISAR) 위성, 그리고 캐나다우주국의 레이더샛 컨스텔레이션 미션이 보내오는 레이더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 생겨날 수도 있는 육지의 형태와 그 변화를 추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만약 정말로 오래가는 섬이 만들어진다면, 연구자들이 직접 그 섬을 찾아가 식물과 동물이 어떻게 정착하는지, 비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화학적 풍화와 침식은 어떤 식으로 일어나는지 관찰할 기회도 열릴 수 있습니다. 2022년 훙가 통가-훙가 하아파이 분화 이후 실제로 이런 연구가 이뤄진 바 있는데, 가빈은 이런 연구자들을 재치 있게 '아일랜드노트(island-naut)'라고 부르며, "여성과 남성이 함께 달에 복귀하는 아르테미스 4호 임무를 준비하는 지금, 이번 분화는 오히려 더 좋은 탐사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진 한 번으로 시작된 신호가 위성 함대의 눈을 통해 바닷속에서 벌어지는 지구의 탄생 드라마로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어쩌면 몇 주, 혹은 몇 달 뒤 지도에 없던 새로운 섬 하나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순간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지금 우리가 얼마나 정교한 눈으로 지구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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