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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젤란 성운의 LH 95 지역에서 번성하는 젊은 별들로 인해 가스와 먼지의 빛나는 풍경이 가열되고 빛나고 있습니다. 출처: NASA, ESA, N. Da Rio (버지니아 대학교), G. De Marchi (유럽우주국 – ESTEC), D. Gouliermis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처리: Gladys Kober (NASA/Catholic University of America)
대마젤란 성운의 LH 95 지역에서 번성하는 젊은 별들로 인해 가스와 먼지의 빛나는 풍경이 가열되고 빛나고 있습니다. 출처: NASA, ESA, N. Da Rio (버지니아 대학교), G. De Marchi (유럽우주국 – ESTEC), D. Gouliermis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처리: Gladys Kober (NASA/Catholic University of America)

우주 사진을 보다 보면 가끔 정말 예술 작품 같은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최근 NASA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이미지가 딱 그렇습니다. 붉은 진홍빛 가스 구름 사이로 청백색 별들이 반짝이는 모습이, 마치 불꽃놀이가 서서히 밤하늘로 흩어지는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그 주인공은 대마젤란은하 안에 자리한 별들의 요람, 'LH 95'입니다.

우리 은하의 이웃, 대마젤란은하 속 별들의 놀이터

대마젤란은하는 우리 은하 주위를 도는 작은 왜소은하입니다. 그 안에 자리한 LH 95는 갓 태어나고 있는 저질량 별들과, 이미 거대하게 성장한 청색 초거성들이 함께 뒤섞여 있는 곳입니다. 천문학자들은 이런 별들의 무리를 '성협(stellar association)'이라고 부르는데, 대마젤란은하 곳곳에서 이런 성협들이 다수 발견됩니다.

거대한 별들이 우주의 조각가가 되는 순간

LH 95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태양보다 최소 3배 이상 무거운 청색 별들입니다. 이 별들은 단순히 밝게 빛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강렬한 자외선을 뿜어내고 강력한 항성풍을 일으키며, 주변의 수소 가스를 가열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운의 형태 자체를 조각해나갑니다. 말 그대로 이 지역의 '건축가' 역할을 하는 셈이죠.

그런데 이렇게 별들이 열심히 주변을 깎아내는 와중에도, 유독 살아남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진 속에서 어두운 실선처럼 가스를 가로지르는 밀도 높은 먼지 띠들이 그것입니다. 이 먼지들은 에너지 넘치는 별들의 침식 작용에 상대적으로 강한 저항력을 갖고 있어, 지금도 뚜렷한 흔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이 사진 속 색깔들은 사실 우리 눈이 실제로 보는 색이 아닙니다. 파란색은 상대적으로 짧은 가시광선 파장을, 붉은색은 더 긴 가시광선과 일부 근적외선을 나타내는 식으로 색을 입힌 겁니다. 성운을 물들이는 선명한 진홍빛은 수소 알파 방출선에서 나오는데, 이는 활발한 별 형성이 진행 중이라는 확실한 신호입니다.

아직 다 자라지 못한 별 2,500개

수소 알파 파장의 빛이 특히 유용한 이유는, 이 빛 덕분에 빛나는 가스 속에 파묻혀 잘 보이지 않는 아주 어린 별들까지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LH 95를 관측한 결과, 여전히 주변 가스와 먼지 원반으로부터 물질을 끌어모으고 있는 별들이 여럿 발견됐습니다.

이 영역에는 무려 약 2,500개의 별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들은 필요한 질량은 거의 다 채웠지만 아직 핵융합을 시작하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이런 별들을 '주계열 전 단계 별'이라고 부릅니다. 가스 구름이 중력에 의해 무너져 내리면서 형성되기 시작한 이 어린 천체들은, 지금도 계속 수축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다 중심부가 충분히 뜨겁고 밀도가 높아지는 순간, 비로소 수소 핵융합에 불이 붙으며 '진짜 별'로 거듭나게 됩니다.

별의 성장, 생각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이번 관측에서 특히 흥미로운 발견이 하나 있었습니다. 연구진이 이 성장 중인 별들을 자세히 들여다본 결과, 별이 물질을 끌어모으는 속도는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느려진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동시에, 이 성장 과정 자체가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수백만 년에 걸쳐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드러났습니다.

이 발견은 어린 별들이 어떻게 계속 질량을 불려나가는지,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원반이 서서히 사라지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에 대해 더 선명한 그림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한 요람 안에서 만나는 서로 다른 세대의 별들

허블의 이번 관측이 알려준 또 하나의 사실은, LH 95가 단 한 번의 폭발적인 사건으로 별들을 쏟아낸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이곳에서는 서로 다른 세대의 별들이 나란히 공존하고 있는데, 이는 수백만 년에 걸쳐 별 형성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는 증거입니다.

사진 상단 중앙에서 약간 왼쪽에 자리한, 이 영역에서 가장 거대한 별은 태양 질량의 60~70배에 달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별은 주변 대부분의 별들(약 400만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보다 약 100만 년이나 더 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거대한 별들은 연료를 어마어마한 속도로 소모하며, 결국에는 장엄한 초신성 폭발로 그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들여다보는 별의 탄생 실험실

LH 95가 특별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발달 중인 별들이 이토록 풍부하게 모여 있는 데다, 우리 은하 안의 비슷한 지역들에 비해 시야를 가리는 먼지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별이 어떻게 태어나고 진화하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실험실을 얻은 셈입니다.

30년 넘게 우주를 들여다봐온 허블 우주망원경은 이런 발견들을 통해 계속해서 우주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관측 성과는 적외선 영역을 들여다보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그리고 올여름 말 발사를 앞둔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과도 서로 맞물리며 우주를 더 입체적으로 그려나가는 데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멀고 먼 대마젤란은하 한구석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별들은 태어나고 자라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지구에서 이렇게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새삼 놀라운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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